정부와 주요 대기업이 대구·경북과 전북 새만금을 피지컬 인공지능(AI) 산업의 양대 축으로 키우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29일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삼성, 현대차그룹, LG전자, HD현대로보틱스 등이 각 지역별 역할 분담을 밝히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로봇 수요는 공장 같은 산업 현장을 넘어 가정과 병원, 요양시설 등 일상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삼성그룹의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관련 투자를 경북 구미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는 울산을 거점으로 삼성SDI가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삼성SDI는 울산 공장 투자 확대를 통해 차세대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소재를 사용해 발화 위험이 낮고 무게가 가벼워 차세대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은 천안 사업장에도 투자를 확대해 차세대 모빌리티와 피지컬 AI 제품에 적용될 소형 배터리 신공정 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삼성 측은 지난해 50만 대 수준이었던 서비스 로봇 수요가 2030년에는 2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이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이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와 HD현대로보틱스는 각각 창원과 대구 생산 공장에 피지컬 AI 기술을 도입해 생산 효율 향상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발표한 새만금 9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로봇 부품 및 파운드리 클러스터 조성, AI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해 새만금을 첨단산업 전진기지로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0대 주력 업종에 특화한 한국형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선다. 엔비디아, 구글 등 해외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주력 업종별 데이터 팩토리 설립과 연간 1,000대 이상의 현장 로봇 보급도 함께 추진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기 위한 골든타임은 앞으로 3년”이라며 피지컬 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주력 산업 생산성을 20% 끌어올리고, 가정 내 로봇 보급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산재 사망 제로 실현까지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