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극심한 변동성 속에 한 주를 마쳤다.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기대감과 AI 기업의 비용 부담 우려가 엇갈리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흔들렸다.

지난 25일 코스피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힘입어 9,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26일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밀리며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결국 5.81% 하락한 8,411로 장을 마쳤다. 지난 23일에 이어 사흘 만이자 올해 들어 다섯 번째 서킷브레이커였다.
급락의 배경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아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전망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문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데 있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수익성 개선 요인이지만, 반도체를 구매해 제품을 제조하는 애플과 AI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AI 투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압박한 것이다.
이번 주 시장의 시선은 반도체 투톱의 반등 여부에 쏠려 있다. 국내외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외국인 수급 흐름과 코스피의 9,000선 재탈환 가능성이 이번 주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