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창설 30주년을 앞두고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라는 난제에 직면했다. 반도체 대형주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시중 자금이 집중되면서, 코스닥 시장의 핵심 매수 주체인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 넘게 오르며 920선을 회복하고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이날 반등의 계기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경계심리가 높아진 데 있었다. 미국 증시에서 오픈AI의 기업공개 일정 연기와 애플의 반도체 비용 부담 우려가 겹쳤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메모리 가격 담합 혐의로 미국 연방 집단소송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이 자금이 낙폭이 컸던 코스닥 성장주로 유입되며 지수가 급등했다.
그러나 시장 내부 체력이 회복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15조 5,661억 원에서 이달 26일 기준 10조 2,201억 원으로 한 달 사이 5조 원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투자자 이탈은 더욱 두드러진다. 코스닥 내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달 66%에서 이달 56.9%로 약 9%포인트 하락했으며, 개인 일평균 거래대금도 10조 2,738억 원에서 5조 8,133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빠져나간 자금은 반도체 양대 종목으로 몰렸다. 이달 들어 개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평균 거래대금 합산은 지난달보다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ETF 시장의 쏠림은 더 극단적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5개 상품에만 하루 평균 13조 6,000억 원에 가까운 거래대금이 집중됐다. 이는 코스닥 시장 전체 거래대금인 10조 2,201억 원을 3조 원 이상 웃도는 수치로, 단일종목 ETF의 하루 거래량이 코스닥 전체를 압도하는 이례적인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부실기업 퇴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 기업 수는 2023년 8개사에서 2024년 20개사, 2025년 38개사로 급증했으며, 올해도 6월까지 이미 10개사가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형식 요건 미충족보다 기업 지속성과 경영 투명성, 공시 신뢰도를 따지는 실질심사 방식의 퇴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음 달부터는 퇴출 기준이 한층 강화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이 200억 원으로 상향되고,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에 대한 퇴출 요건도 새롭게 적용된다. 거래소 측은 이 같은 기준 강화로 형식 요건에 따른 상장폐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