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반도체 단지 전력 6.3GW 확보 위해 신규 원전 건설 공식화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생산단지 조성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반도체·피지컬 AI·데이터센터를 연계한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력과 용수 공급, 정주 여건 개선 등 범부처 차원의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내용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원전은 물론 LNG와 수소 등도 계획에 담길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통상 9~10년이 걸리는 원전 건설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서남권 반도체 생산단지 구축에 필요한 전력 규모가 6.3기가와트(GW)에 달한다는 추산에 따른 것이다. 이는 대형 원전 5~6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해당 전력과 함께 연간 65만 톤의 용수를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호남권 반도체 시설에 필요한 전력·용수 규모가 공식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5만 톤의 용수는 국민 약 212만 명이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당초 서남권 단지는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태양광·풍력은 발전이 가능한 시간대가 제한돼 반도체 공장처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한 시설의 단독 공급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기후정책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로 양적 수요를 맞추는 것은 가능하지만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전과 LNG를 모두 활용하는 전원 구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용수 공급과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서남권에서 댐을 통해 확보 가능한 물량이 40만~50만 톤 수준이라며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토교통부는 입주 직원의 생활 편의를 위해 출퇴근·생활권 30분, 수출입 물류권 1시간 접근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과 공공주택지구 개발 연계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장밋빛 청사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해 수립한 수자원 관리 계획에 따르면, 최악의 가뭄을 가정할 경우 2030년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에서만 수천만 톤 규모의 생활·공업용수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 산업단지 수요만으로도 용수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대규모 반도체 라인까지 가세하면 물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산강 권역이 공급받는 용수의 대부분을 섬진강에서 끌어오는 구조인 만큼, 반도체 단지 조성 시 지역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인력 확보 측면에서는 남부권 대학을 거점으로 반도체 인재 10만 명 양성 계획이 추진된다. 이달에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글로벌 반도체 설계 기업 영국 암(Arm)과 공동으로 설립한 교육기관이 문을 열었으며, 내년에는 남부권 연합공대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가동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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